2011년 11월 17일
'많아지면 달라진다'의 저자와는 같으면서 다른 생각들
많아지면 달라진다 - 클레이 셔키 作
- '1조 시간'을 가진 새로운 대중에 대한 저자와는 조금 다른 생각
돈보다 더 큰 만족감을 주는 '사소한 공유'
TV 시청시간이 줄어들어 위키피디아 같이 지식, 정보 공유에 투자하는 시간이 늘었다고 저자는 밝히지만 체감 TV 시청률은 이보다 더 높아졌다. 이제 TV를 켜지 않아도 끊임없이 쏟아지는 정보는 거의 대부분의 콘텐츠를 소비하게끔 도와준다. 인터넷만 켜면 눈에 보이는 전날 드라마, 쇼, 다큐 등의 리뷰, SNS로 유통되는 각종 방송, 신문, 통신사의 뉴스는 굳이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많은 양의 정보를 얻는데 부족함이 없다. 그래서 드라마를 보지 않아도 어떻게 흘러가는지, 주인공이 입은 의상은 어떤지 알고도 남는다.
마케팅 전략일 수도 있지만, 이들 가운데 많은 양의 정보는 네티즌의 자발성에 의존한다. 스스로 리뷰를 작성하고 나눈다. 자신이 아는 정보가 있으면 누가 부탁하지 않아도(혹은 누가 그저 질문만 했는데도) 먼저 알려준다. 오프라인에서 이런 행동을 하는 일은 자칫 잘난 척이나 별난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온라인은 그렇지 않다. 아는 사람뿐만 아니라 불특정 다수에게 자신의 것을 나눌 수 있는 까닭이다. 잉여시간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면서 소외감도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존재 가치를 새로운 분야에서 인정받을 기회이기도 하다. 무보수로 시작하기 때문에 거창할 필요도 없다. 작은 일부터 가능하다.
인간은 기본적인 조건만 충족하는데 만족하는 동물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비생산'적인 공유가 성행한다. 따라서 이런 공유는 잘만 활용하면 정보의 양과 질, 정서적 만족감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회이다.
"사람들은 왜 돈도 안 되는 일에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고 하더라도 계속 '노동'만 한다면, 그 생활을 견디기 힘들어 한다. 이런 특징은 최근들어 더 찾기 쉬워졌다. 이제 사람들은 다른 활동을 통해 '인간답게'살고 싶기 때문이다. 노동의 대가로 주어지는 금전적 여유만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여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런 움직임은 SNS의 확산을 촉진시켰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하는 네티즌들은 돈으로는 바꿀 수 없는 사람들의 관심과 지지, 보람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에 투자하는 잉여 시간이 과연 '생산적'이기만 할까?
집단 지성의 힘으로 기존의 지식을 흔들었던 대표적인 예로 꼽히는 위키피디아에서 명왕성을 퇴출시킬지 말지를 고민하는 토론은 분명 도움되는 일이다. 또한 투표를 하라고 인증샷을 찍어 올리는 젊은이들의 모습도 정치 참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었다. 분명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가 항상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에너지만 가지고 있는가?' 라고 질문한다면 어떨까?
최근 강호동에 대해 '자택에서 숨쉰 채 발견' 이라는 트위터 멘션이 전염병처럼 퍼졌다. 한 오디션 참가자는 멀쩡하게 숙소에서 자고 있었는데, 밖에서는 그가 병원에 실려간 줄 알고 난리법석이었다. SNS에 퍼진 위중하다는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한명이 장난치면 해프닝으로 끝나지만, 자극적이고 놀라운 소식일수록 실어나르려는 대중들은 늘어나기 때문에 잉여 시간의 SNS는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한다. 과거에 비하면 이런 장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리는 높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SNS 괴담은 존재한다. 자극과 재미를 추구하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잉여 시간이 만들어내는 '쓸데없는' 이야기 거리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공유하는 사람들은 이익에는 정말 관심이 없을까?
좋아하는 일도 하고 수입도 얻는다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루기 어려운 꿈처럼 느껴진다. 저자 역시 아마추어는 프로들과 동기가 다르기 때문에 순수한 기부만을 원하는 것으로 기술했다. 하지만 불필요한 정보에 대한 경각심과 더불어 기억해야할 또다른 인지 잉여의 특징은 '수익성'이다. 아마추어의 세상은 자본이 끼어들지 못할만큼 견고하진 않다.
실제로 아마추어가 프로못지않은 수익을 얻었다는 소식은 최근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한 블로그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영향력을 가진 매체가 되기 시작했다. 몇몇 스타 블로거는 자신의 블로그과 관계된 물품의 '공동구매'를 진행했다. 보통, 파워 블로거가 선정한 물건인 만큼 웬만한 광고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성황리에 공구가 진행된다. 생산자가 공공연하게 블로거에게 압력을 가하는 일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아마추어에서 시작한 이들이 쓴 책이 서점에서 베스트셀러로 발견될 수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이들이 재롱부리는 모습을 올린 해외의 유투브 유저는 3억번이 넘는 클릭으로 인해 약 2억이 넘는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이는 유투브가 사용자를 아마추어로만 보지 않고 자신의 사이트를 살려줄 잠재적 '프로'로 바라보고, 파트너쉽을 체결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전문 영상제작자가 벌어들인 수입에 비하면 적은 편일 것이다.
임도 보고 뽕도 따는 공유의 세상
무조건 대중들의 집단 지성을 추종해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수준을 폄하해서도 안된다. 아직 SNS가 정착한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몇 년간은 지금처럼 그야말로 쓸모없는 '잉여'의 정보가 '유익한' 정보를 압도할지 모른다. 아직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중에 무엇을 공유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에 그저 '좋아하는' 수준의 애호가가 더 많을 것이다.
중요한 사실은 유투브같은 매체로 수익을 얻은 일반인, 파워블로거처럼 온오프라인 전반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난다는 점. 좋아하는 일로 수익을 얻는 인구가 증가하고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의 명예에도 관심을 갖는 네티즌의 규모가 커지면 공유의 질은 필연적으로 향상된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는 소비자를 수동적 존재로 인지해서, 제품을 주입식 교육으로 강요하는 것과는 달리 이제는 사심없이 좋아할만한 '공유 거리'를 제공해주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그 공유가 잉여롭지 않고 정보로서 가치가 있는 공유가 되도록 하는 고민이 있어야겠다. 더불어 소비의 경험을 공유하는 일이 기업보다 자신을 비롯한 다수에게 이득이 된다는 사실로 접근하는 센스가 필요한 때이다.
# by | 2011/11/17 14:46 | 습작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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