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아지면 달라진다'의 저자와는 같으면서 다른 생각들

많아지면 달라진다 - 클레이 셔키 作

- '1조 시간'을 가진 새로운 대중에 대한 저자와는 조금 다른 생각


돈보다 더 큰 만족감을 주는 '사소한 공유'

TV 시청시간이 줄어들어 위키피디아 같이 지식, 정보 공유에 투자하는 시간이 늘었다고 저자는 밝히지만 체감 TV 시청률은 이보다 더 높아졌다. 이제 TV를 켜지 않아도 끊임없이 쏟아지는 정보는 거의 대부분의 콘텐츠를 소비하게끔 도와준다. 인터넷만 켜면 눈에 보이는 전날 드라마, 쇼, 다큐 등의 리뷰, SNS로 유통되는 각종 방송, 신문, 통신사의 뉴스는 굳이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많은 양의 정보를 얻는데 부족함이 없다. 그래서 드라마를 보지 않아도 어떻게 흘러가는지, 주인공이 입은 의상은 어떤지 알고도 남는다.

마케팅 전략일 수도 있지만, 이들 가운데 많은 양의 정보는 네티즌의 자발성에 의존한다. 스스로 리뷰를 작성하고 나눈다. 자신이 아는 정보가 있으면 누가 부탁하지 않아도(혹은 누가 그저 질문만 했는데도) 먼저 알려준다. 오프라인에서 이런 행동을 하는 일은 자칫 잘난 척이나 별난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온라인은 그렇지 않다. 아는 사람뿐만 아니라 불특정 다수에게 자신의 것을 나눌 수 있는 까닭이다. 잉여시간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면서 소외감도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존재 가치를 새로운 분야에서 인정받을 기회이기도 하다. 무보수로 시작하기 때문에 거창할 필요도 없다. 작은 일부터 가능하다.

인간은 기본적인 조건만 충족하는데 만족하는 동물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비생산'적인 공유가 성행한다. 따라서 이런 공유는 잘만 활용하면 정보의 양과 질, 정서적 만족감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회이다.


"사람들은 왜 돈도 안 되는 일에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고 하더라도 계속 '노동'만 한다면, 그 생활을 견디기 힘들어 한다. 이런 특징은 최근들어 더 찾기 쉬워졌다. 이제 사람들은 다른 활동을 통해 '인간답게'살고 싶기 때문이다. 노동의 대가로 주어지는 금전적 여유만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여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런 움직임은 SNS의 확산을 촉진시켰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하는 네티즌들은 돈으로는 바꿀 수 없는 사람들의 관심과 지지, 보람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에 투자하는 잉여 시간이 과연 '생산적'이기만 할까?

집단 지성의 힘으로 기존의 지식을 흔들었던 대표적인 예로 꼽히는 위키피디아에서 명왕성을 퇴출시킬지 말지를 고민하는 토론은 분명 도움되는 일이다. 또한 투표를 하라고 인증샷을 찍어 올리는 젊은이들의 모습도 정치 참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었다. 분명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가 항상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에너지만 가지고 있는가?' 라고 질문한다면 어떨까?

최근 강호동에 대해 '자택에서 숨쉰 채 발견' 이라는 트위터 멘션이 전염병처럼 퍼졌다. 한 오디션 참가자는 멀쩡하게 숙소에서 자고 있었는데, 밖에서는 그가 병원에 실려간 줄 알고 난리법석이었다. SNS에 퍼진 위중하다는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한명이 장난치면 해프닝으로 끝나지만, 자극적이고 놀라운 소식일수록 실어나르려는 대중들은 늘어나기 때문에 잉여 시간의 SNS는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한다. 과거에 비하면 이런 장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리는 높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SNS 괴담은 존재한다. 자극과 재미를 추구하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잉여 시간이 만들어내는 '쓸데없는' 이야기 거리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공유하는 사람들은 이익에는 정말 관심이 없을까?

좋아하는 일도 하고 수입도 얻는다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루기 어려운 꿈처럼 느껴진다. 저자 역시 아마추어는 프로들과 동기가 다르기 때문에 순수한 기부만을 원하는 것으로 기술했다. 하지만 불필요한 정보에 대한 경각심과 더불어 기억해야할 또다른 인지 잉여의 특징은 '수익성'이다. 아마추어의 세상은 자본이 끼어들지 못할만큼 견고하진 않다.

실제로 아마추어가 프로못지않은 수익을 얻었다는 소식은 최근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한 블로그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영향력을 가진 매체가 되기 시작했다. 몇몇 스타 블로거는 자신의 블로그과 관계된 물품의 '공동구매'를 진행했다. 보통, 파워 블로거가 선정한 물건인 만큼 웬만한 광고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성황리에 공구가 진행된다. 생산자가 공공연하게 블로거에게 압력을 가하는 일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아마추어에서 시작한 이들이 쓴 책이 서점에서 베스트셀러로 발견될 수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이들이 재롱부리는 모습을 올린 해외의 유투브 유저는 3억번이 넘는 클릭으로 인해 약 2억이 넘는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이는 유투브가 사용자를 아마추어로만 보지 않고 자신의 사이트를 살려줄 잠재적 '프로'로 바라보고, 파트너쉽을 체결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전문 영상제작자가 벌어들인 수입에 비하면 적은 편일 것이다.


임도 보고 뽕도 따는 공유의 세상

무조건 대중들의 집단 지성을 추종해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수준을 폄하해서도 안된다. 아직 SNS가 정착한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몇 년간은 지금처럼 그야말로 쓸모없는 '잉여'의 정보가 '유익한' 정보를 압도할지 모른다. 아직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중에 무엇을 공유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에 그저 '좋아하는' 수준의 애호가가 더 많을 것이다.

중요한 사실은 유투브같은 매체로 수익을 얻은 일반인, 파워블로거처럼 온오프라인 전반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난다는 점. 좋아하는 일로 수익을 얻는 인구가 증가하고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의 명예에도 관심을 갖는 네티즌의 규모가 커지면 공유의 질은 필연적으로 향상된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는 소비자를 수동적 존재로 인지해서, 제품을 주입식 교육으로 강요하는 것과는 달리 이제는 사심없이 좋아할만한 '공유 거리'를 제공해주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그 공유가 잉여롭지 않고 정보로서 가치가 있는 공유가 되도록 하는 고민이 있어야겠다. 더불어 소비의 경험을 공유하는 일이 기업보다 자신을 비롯한 다수에게 이득이 된다는 사실로 접근하는 센스가 필요한 때이다.

by monica | 2011/11/17 14:46 | 습작 | 트랙백 | 덧글(0)

슈스케3의 구원투수 버스커버스커

작년보다 더 많은 이슈를 낳으리라 예상했던 슈스케3. 하지만 초반의 인기와는 달리, 누가 탈락할지 예측되는 구도로 가면서 시들시들해진것도 사실. 투개월이나 버스커버스커는 실력이 나쁜 편은 아니지만, '인기'가 높아서 탈락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많았기 때문에 긴장감이 떨어지는 시점이었다.

그런데! 버스커버스커가 작년 강승윤만큼이나 극적 드라마를 연출했다. 시청자들 투표 순위로는 1위이지만, 점수는 항상 낮았던 버스커버스커가 오늘 1위- 슈퍼세이브가 있었드면 그냥 통과했을-에 해당하는 점수를 얻었다. 

오늘 버스커버스커가 슈스케3의 구원투수가 된 4가지 이유

1. 그동안 점수가 낮았는데, 갑자기 1위로 등극
인기와 심사위원 점수가 극명하게 차이나는 팀이었으나, 이를 극복하고 인기=심사의 일치를 이루었다. 대중들은 인기투표를 하고 있지만, 그 프로그램이 인기투표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은 또 원치 않는다. 좋아하는 팀이 남아있는 것을 원하는 사람들 역시 양질의 무대를 보고싶은 욕망이 있기 때문에. 따라서 버스커버스커가 심사위원에게 무시를 받으면서 탑3에 가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다. 이 공연으로 인해 버스커버스커의 팬이 아닌 사람들도 다음주 무대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


2. 버스커버스커를 가장 질타했던 윤종신, 그들의 최대치를 끌어내 최고의 점수를 주다
버스커버스커가 윤종신을 택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윤종신은 작년에 인기투표로 연명한다는 비판을 받던 강승윤을 일약 '실력도 좋고 인기도 많은' 후보로 올렸다. 강승윤은 떨어지긴 했지만, 그 때 음원은 단연 1위였다. 버스커버스켜 역시, 강승윤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대중에게 인기는 많은 편이지만 유독 윤종신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팀이었다. 그런데 그가 윤종신을 만나서 윤종신의 노래로 - 작년 강승윤이 윤종신에게 그리 높지 못한 점수를 받은 것에 비해 - 높은 점수를 얻었다. 
3. 뻔한 탑3를 뻔하지 않게 만들다
원래 탑3가 될 것이라 예상했던 팀이었지만, 심사위원 점수로 인기로 올라간 것이 아니라 타당한 실력으로 올라갔음을 인정받았다. 인기투표로 속칭 '빠순이' 투표로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음악성으로 인정받으면서 울랄라 세션만 1위가 아닌 무대 완성.

4. 드디어 터지는 음원 탄생
오히려 초창기 탑11, 탑9 때보다 이슈되는 음원이 없었는데 이번 미션으로 인해 당분간 상위권은 '막걸리나'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 윤종신은 음원대박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

다음주 무대가 시시하지 않게 투개월과 버스커버스커의 진검승부가 되기를!

by monica | 2011/10/29 01:30 | 습작 | 트랙백 | 핑백(3) | 덧글(2)

해외파가 있어 더 유쾌한 나는 가수다

해외파가 있어 더 유쾌한 <나는 가수다>
[미디어 읽기] <나가수> 캐릭터 해부 (1) 해외파 3인방
2011년 09월 10일 (토) 23:42:11구세라 홍윤정 기자  koopuha@gmail.com

홍(홍윤정) : 하이, 쎄라쿠~!

쿠(구세라) : 홍, 너 왜 갑자기 혀 꼬부라진 말투로 나를 부르고 그러니?

 : 응, 다른 게 아니라 내가 요새 실력파 가수들에게 색다른 미션을 부여하고 수행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MBC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 푹 빠져있거든. 특히 해외파 가수인 박정현, 김조한, 바비킴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 현재 <나는 가수다> 6라운드에 참여중인 가수 7인방. ⓒ벅스뮤직

 : 하기야 요즘은 개성 있는 캐릭터가 등장할수록 프로그램의 성격도 명확해지고 재미가 있지. 프로그램의 인기만큼이나 등장하는 인물의 팬도 늘어나고. <나가수>를 보면 가수의 노래뿐 아니라 그들의 삶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게 다른 음악 프로그램과 차별되는 것 같아.

 : 맞아. 1차 경연, 중간 평가, 2차 경연까지 한 라운드만 출연하고 탈락하더라도 적어도 3주간 한 명의 가수가 노래를 부르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그 삶을 속속들이 엿볼 수 있으니까. 감동이 배가 되는 셈이지. 네 말대로 일반 가요 프로그램은 노래 한두 곡 듣고 근황을 전하는 게 전부잖아.

 : 맞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가수 한 명 한 명의 캐릭터를 조명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사람의 면모가 드러나지. 오늘은 네가 푹 빠졌다는 해외파 가수들 이야기를 좀 나눠보면 좋겠다. 해외파 가수는 일반 가수와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어 그 존재감만으로도 <나가수> 프로그램 안에서도 특별한 재미를 주는 것 같아.

 : 응, 맞아. 예전에는 한국어를 잘 발음하지 못하는 사람을 좋지 않게 봤는데, 다문화 시대에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어서 이들을 받아주는 경향도 <나가수> 해외파 출신의 인기에 한몫했다고 할 수 있지.

데뷔 땐 큰 인기몰이 못했던 해외파 가수들

 : 해외파 가수들이 처음 등장하며 선보인 음악 장르는 그 시절 우리에겐 조금 낯설었어. 바비킴은 레게 음악, 김조한과 박정현은 R&B 음악을 갖고 나왔는데, 두 장르 모두 당대 한국에서는 익숙하지 않았으니까.

 : 데뷔 앨범은 김조한이 1993년 솔리드 1집 <Give Me A Chance>, 바비킴이 1994년 1집 <Beats Within My Soul>, 박정현이 1998년 <Piece>였지. 1990년대 중후반 차례차례 대비했는데, 이들 모두 큰 인기몰이를 하진 못했지. 그래서 <나가수>에서 활약하고 있는 3인방을 보면 그들의 초기 활동이 어땠는지 궁금해지더라.

  
▲ 왼쪽부터 차례로 바비킴, 솔리드, 박정현의 데뷔앨범.

 : 그룹 솔리드로 데뷔한 김조한은 국내에 R&B 음악을 최초로 소개했잖아. 난 그래서 그의 이력에 더욱 관심이 가더라고. 미국에서 태어났는데, 1993년 노래가 하고 싶어 부모의 고향인 한국으로 날아왔대. 그 해 그룹 솔리드로 데뷔했지만, 정통 R&B란 장르에 한국 사람들이 생소해 빛을 보지 못했어. 이후 1995년에 '이 밤의 끝을 잡고'가 히트하며 주목 받았지.

 : 김조한과 박정현은 비슷한 배경을 공유해서인지 실제로도 친하다지. 아마 한국 가요계에서 외로움을 느낄 때 동료 가수로서 힘이 되어 줬을 거야. 박정현처럼 실력 있는 가수도 13년 동안 TV에서 노래할 기회는 많지 않았으니 마음 고생이 심했을 거야. 대부분 밤 12시 이후에 출연했고, 황금 시간대에 출연하더라도 노래를 2분 30초로 줄여 불러야 했다니까. 한마디로 대중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거지. 그런 점에서 <나가수> 프로그램이 비로소 그녀가 진가를 드러낼 자리를 마련해 주었지.

 : 나도 그녀의 일화를 기사로 읽은 적 있어. 처음 한국에 와서 가수 준비를 하며 고시원에서 여름을 보냈는데, 노랫말을 익히는 데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해. 한국어 가사의 뜻을 이해하기 벅차 매일 영한사전과 한영사전을 끼고 살았대. 게다가 그녀에게 이런저런 나쁜 일들이 겹쳐 앨범 제작 전까지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는 거야.

 : 지금 주목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스타들을 보면 ‘참 운이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역시 알고 보면 누구에게나 어려운 시절이 숨어 있는 것 같아. 바비킴 역시 긴 무명시절을 겪었어. 그는 지금도 한국말이 거의 늘지 않고 엉뚱한 면이 있다는데, 10년 전에는 오랜 외국생활에 한국 문화에 더욱 서툴렀다고 하네. 그런 상황에 국내 가요계에서는 R&B나 솔이 완전히 생소한 분야라 ‘노래를 왜 그 따위로 부르느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였다는 거야.

 : 응, 나도 그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지. 그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하면서 한동안 노래를 부르는 대신 랩 피처링을 하면서 주로 곡을 썼다고 해. 2004년 첫 솔로 음반을 낼 때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이었대. 그래도 다행히 타이틀곡 ‘고래의 꿈’이 인기를 얻고, 조금씩 인정을 받아 <나가수>에 ‘짜잔’ 하고 화려하게 등장할 수 있었던 거지.

 : 맞아. 바비킴은 허스키하면서도 개성이 넘치는 음색이라 듣고 있으면 심장이 떨린다니까. 두근두근. 풍부한 음악적 해석과 독특한 표현력 덕분에 레게, 힙합, 발라드, 솔과 같이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뮤지션이기도 하고.

 : 응, 해외파 3인방의 색깔이 <나가수> 프로그램에 활력과 생기를 불어넣어 준 거지.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필(feel)’을 중시해서 획일화한 음악보다 다양한 음악적 느낌을 구사하려고 온 힘을 다하거든.

해외파 3인방의 <나가수> 도전 스타일

 : 맞아. 때론 경연을 할 때, 그들의 앞서 간 편곡 스타일 탓에 <나가수>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순위를 받기도 했어. 김조한은 ‘허니’(박진영) 같은 노래를 국내에서는 보기 어려운 세련된 펑키 스타일로 편곡해 눈길을 끌었지만, 청중평가단으로부터 6위라는 애매한 점수를 얻기도 했지. 하지만 이후 미션곡에도 그만의 독특함을 투영하는 실험을 멈추진 않았어.

  
▲ 지난 5월 22일 방송된 <나는 가수다>에서 '소나기'를 부른 박정현의 모습 ⓒMBC

 : 박정현은 어떻고. ‘소나기’(부활)을 아일랜드풍의 신선한 느낌으로 편곡해 잔잔한 무대를 선사 했었잖아. 특히 하림과 함께 아코디언, 파들, 드렐라이어 등의 악기로 그동안 박정현의 색깔과는 달리 독특한 느낌을 선보였지. 하지만 역시 조금 무리였을까? 청중평가단 평가에서 그녀는 7위를 차지했지. 박정현이 꼴찌를 하다니 놀라웠어. 바비킴도 처음 나왔을 때 5위를 했고.

 : 노래 색깔뿐 아니라 그들의 가사 전달력 또한 자주 지적받곤 해. 발음이 정확하지 않다는 점이 오히려 재미를 줄 때도 있고. 그러다 보니 그들로서는 선곡을 할 때 더욱더 아는 노래가 나왔으면 하고 바라는 거지.

 : 응. 박정현은 ‘그것만이 내 인생’(들국화)을 부르게 됐지만, 전혀 모르는 곡이라며 난색을 보였어. 김조한은 '세월이 가면'(최호섭)을 부른 날, 무대에 서기 전 인터뷰에서 가사 전달에 집중하겠다고 했지.

 : 맞아. MBC '세상을 바꾸는 퀴즈' 프로그램에서 매니저 고영욱이 김조한에 대해 '허니'(박진영)라는 곡에서 '넋을 잃고야 말았지'를 '넋을 잊고로 말았지'라고 부른 점을 꼬집었잖아. 그래도 ‘세월이 가면’을 부르고 난 뒤, 발음연습을 많이 한 것 같다고 칭찬을 받았다니까. 물론 가슴을 적실 정도로 노래를 잘하기도 했고. 역시 노력을 하면 통하나 봐.

어눌한 한국말 덕분에 살아나는 예능감

 : 해외파 가수 3인방은 평소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서 대화한다고 해. 물론 <나가수> 프로그램에서는 약간 어눌해도 주로 한국말을 사용하지. 지난 방송에서 차례대로 가수들의 노래를 듣던 중 바비킴이 김태현과 귓속말을 해 지적을 받았잖아. 바비킴은 "김태현 씨가 노래 이야기는 안 하고, 자꾸 김조한 씨가 나보다 한국어를 더 잘하는지를 확인한다"고 말해 시청자의 웃음보를 터뜨렸어.

  
▲ 김조한 VS 바비킴 '한국어 라이벌'이라는 캐릭터 형성 ⓒMBC

 : 나도 엄청 웃었어. 개그맨 박명수가 "우리는 매니저이지만 본업은 개그맨이기 때문에 재미를 찾아야 한다"라고 변명하며, 바비킴에게 김태현을 감싸면서 "노래 하라고 하면 우리도 잘할 수 있다"라고 한 부분에서 또 한번 빵 터졌어. 바비킴이 "알겠어요"라는 말로 얌전히 수긍하는 모습도 정말 귀여웠지.

 : 이 3인방은 오랫동안 해외에서 생활한 탓에 한국말이 서툰데, 그 점이 예능 프로그램인 <나가수>의 참맛을 살리는 것 같아. 팬들 사이에서는 세 사람의 다소 어눌한 말투가 이들만의 '매력 포인트'로 꼽히거든. 김조한은 `잠시 너를 묻어야겠지`를 `잠실로 묻어야겠지`라고 잘못 발음하는 식으로 재미를 주잖아. ‘잠실에 무엇을 묻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잔재미지.

 : <나가수>에서 해외파 3인방의 존재감이 큰 이유는 <나가수>가 음악으로 감동을 주는 예능프로그램이기 때문이야. 가수들이 모여 경연을 해 순위를 정하는 것이 핵심이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디테일한 부분에서 웃고 즐기며 행복해하니까.

 : 맞아. 폭발적인 노래 실력을 갖추고 있는 가수들이 무대를 벗어나서는 아이 같은 말투로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그런 스타의 천진난만함을 발견하며 사람들은 엄청난 매력을 느끼지.

 : <나가수> 프로그램의 매력이 어디 그것뿐이겠어? 우리 다음엔 더 흥미로운 캐릭터로 이야기해 봤으면 좋겠다.

 : 그래, 홍홍홍!

by monica | 2011/09/12 06:34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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